10년 전에 비즈 공예로 인생의 전환점을 삼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비즈 악세사리에 엄청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비즈를 열심히 배우고 소속도 애매한 협회(?)에서 자격증도 수료하고
아는 분의 소개로 어느 작은 교회 문화센터에서 잠깐 비즈 수업도 하고 했었는데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디서 자문을 구할 때도 별로 없고
도매시장에 가서 재료 구입해서 비즈 열심히 만들고
아는 분 가계에 악세사리 만들어서 납품도 살짝 하고 했지만
수입으로 크게 연결이 되지 못해서 결국에는 다시 취업의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었죠.

그런데 동백이 꽃반지가 유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즈 악세사리 만들기에 재미를 느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도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진시장을 한번 다녀왔었어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시장에 사람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시간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더군요.
그 광경을 사진을 못 찍은게 아쉬워요.
간단한 비즈부터 은소재의 비싼 재료들까지
너무 이쁘고 탐스러운
많은 재료들이 즐비하게 늘어져있는 걸 보면서
다시 마음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죠.
이걸 다시 시작해~~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재료들을 고르다 보니
생각하고 간 예산에 몇 배를 훌쩍 넘게 계산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서 어쩌려고 이러나... 쉽기도 했지만
한 번 만들고 보자는 생각에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죠.

예전에 그만두면서 재료들을 다 처분을 한 상태여서 도구들만 남아있었는데
그것도 다시 꺼내고 사 온 비즈 재료들을 바닥에 늘어놓고 보니
들어간 돈에 비해서 재료가 너무 볼품없이 적고
정작 사야 되는 것들은 말만 하고 담지를 못해서 빼먹은 것도 있고
뭔가가 좀 아쉬웠지만 우선 사 온 것들부터 시작해보자 싶어서
하나씩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근데 10년의 세월은 어쩔 수가 없나 봐요.
손가락이 굳어서 작은 비즈들을 만지면서 형태를 잡아나가다 보면
손이 뻗뻗해지는 느낌도 들고
목도 안 좋은데 고개를 숙이고 하다 보니 뒷 목도 당기고
눈은 침침해서 예전처럼 잘 보이지도 않고 쉽지가 않더군요.
예전에는 어려운 것도 빨리 잘했었던 것 같은데
세월의 흐름은 무시할 수가 없나 봐요.

그래도 보잘것없어 보이고 작은 것이라도 만들고 나니까
다른 게 만들고 싶어 지고 비즈의 연결선을 찾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고 있고 부족한 재료들이 아쉬워서
인터넷으로 필요한 재료들을 또 구입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죠.

비즈는 재료비가 들어가는 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면서 집중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고 또 핸드메이드 선물로 선택하기에도 괜찮은 것 같아요.
앞으로 이 비즈 악세사리로 어떻게 발전할지 저도 궁금하지만
일상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